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걸로 기억납니다..당시에 사춘기 였는데..남들과는 다른 형태(?)로 겪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사춘기의 반항 과는 거리가 멀게..

저의 사춘기 증후군은 "엄청난 독서중독증"이었습니다..

눈뜨면 책을 읽고 잠잘때까지 책을 읽지 않으면 이상한 불안증상이 생겨서.. 계속 책을 읽어야 했습니다

마냥 보기 좋은 형태가 아닌... "히키코모리"마냥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책만 읽었습니다

 

묘하게도 아직도 그 당시에 읽었던 책들의 문구가 떠오를 정도니..이것은 강박관념과 함께한 증후군이었습니다..

 

그렇게 책을 너무나 좋아해서 많이 읽을때는 하루에 한권씩도 읽었는데

그 당시에 읽었던 책중에 이탈리안 작가인 죠반니노 꽈레스키의 돈까밀로 와 빼뽀네 시리즈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국내엔 신부님 우리 신부님 시리즈였지요)

(인터넷 찾아보니 당시 출판된 책의 사진이 있네요 ^^)

 

그 당시엔 국내에 총 8권으로 출판되었는데 당시 5~6천원 정도였던걸로 기억됩니다.

어찌 어찌 두권은 용돈으로 구매를 했는데 나머지 6권을  너무나 소장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도서관에 갔더니 우연히도 같은 시리즈의 책이 6권까지 있었습니다....

4권을 2주간에 걸쳐서 눈치 못채게 슬쩍 가지고 와버렸습니다..

 

 

그리고, 도둑 주제에 집에 와서 6권까지 비닐로 깨끗하게 커버까지 해두었습니다

그런데 8권 전권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에..휩싸인 청소년 재영은 결국 자주 가던 동네 서점에 7~8권이 있는것을 확인하고

결국은 도둑질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그 당시에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다"같은 자기 책임 회피성 생각은 커녕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마치 마약 중독같은...아니..파라노이아 증상에 더 가까웠던거 같습니다..

죄책감은 ..아마도 한 10년 정도 후에 생각하자..였을겝니다..

 

그후 그 몹쓸 콜렉션은 군대간틈을 타서 어머니의 대청소에 고물장수의 폐지 콜렉션으로 처리되었고

 

 

결국 15년전즈음 저지른 어린노무 철없던 재영이 저지른 죄책감은결국 응어리가 져버렸습니다....

그러던중 얼마전까지도 다시 출판되지 않을까 검색하다보니..

앗`..이런 우연이..새로 10권으로 출판되었는데..허허 출판사가 서교출판사네... 걸어서 10분 거리에 ...이런..이런

 

 

참회와 부질없는 죄책감으로 전권을 구매했지만..

지금와서  죄가 사라지진 않습니다..

그래도 혹시라도 타임 슬립을 할 기회가 있다면,

이 전집을 들고 15년 즈음 그때 책 도둑이 되기전 나에게로 가서 선물 해주고 싶습니다..진정..

그게 안되면....그때 책을 훔친것을 사죄하며 서점을 찾고 싶지만..

타임 슬립도 ..그 서점을 찾아 참회하는것도 이제는 불가능하군요 ㅠㅠ

 

이 책들은 지금 나에게..다시는 후회하면서 살지 말자는 또다른 인생의 교훈으로

경종을 울리며 나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ps: 혹시 이 책을 읽고 싶으신분은 플고나 창가에 비치 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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